영화 Atonement를 감상했습니다.
영국의 영화입니다만, 미국에 대량으로 정식수출 된 일은 없는지 근처의 좀 더 마이너하거나 아티스틱한 영화들(주로 유럽의 수입영화들) 위주로 보여주는 극장을 따로 찾아가야만 했었습니다.(그러고보니 Pan's Labyrinth/판의 미로도 이곳에서 봐야했었군요)
어쨋거나 평가가 대단했고 어떤 곳에서는 "타이타닉 이후로 이렇게 애절한 러브 스토리는 없었다"라고까지 얘기를 했지만, 사실 타이타닉에는 영 못 미쳤습니다. 이게 사실 타이타닉을 고전으로서 기억상 괜히 그렇다고 느껴지는 것도 아닌게 사실 얼마전에 타이타닉을 다시 봤습니다. ㅡㅡ; 3시간 14분짜리 영화 ㄷㄷㄷ. 뭐 타이타닉은 타이타닉이고 이 영화는 이 영화이니 비교하는 것은 그만 두고요, Atonement가 세간에서 그렇게도 평가가 좋았던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곳에 있는 듯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그건 바로 책을 원작으로 둔 영화로서, 완벽에 가깝게 책을 재현해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현"이라는 것은, 단순히 '책을 잘 베껴놨다'라는 요약문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이런 건 뭐 세기의 요약문 해리포터가 있잖아요) 책의 내용. 그 케릭터들과 배경을 너무나도 같은 빛깔을 내게 재현해낸 캐스팅이나 촬영기술로 영화 또한 하나의 예술작으로 부족함 없게까지 제작해냈다는 얘기입니다. 실질 영화의 1부쯤이라고 볼 수 있는 런던에서의 저택에서의 장면들이나, 이후의 2차 세계대전의 해변에서의 장면들은 책을 안 읽은 저도 책을 상상해내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촬영기술의 경지를 볼 수 있습니다.(책을 읽고 영화를 상상해낼 수 있는 경우는 많지만, 영화를 보면서 책을 상상해낼 수 있는 경우는 아마 이번이 처음일겁니다.)케릭터의 성격, 이미지 등도 캐스팅이 딱 맞아떨어지면, 특히 3명의 브라이오니들은 그 케릭터가 그 시대에 갖고 있는 이미지를 생긴 것까지 딱 맞아떨어지게 연기를 해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진짜 하나의 예술의 경지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다만, 책이 어땠는지는 몰라도(책 역시 평이 대단히 좋긴 합니다만), 최후에 감상하고 나서의 느낌은 뭔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비극이긴 한데도, 끝나고 나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부족했습니다. 1인칭 관찰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그려져서 그런지, 아니면 결말 부분에서의 이야기의 반전 때문인지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영화가 끝내 되지 못했다는 느낌입니다. 결말에 불만이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책이나 영화나 원래의 주제를 생각한다면 그보다 결맞는 결말은 없겠죠. 하지만, 계속 비교를 하게 되서 영화에겐 미안하지만, 타이타닉 같은 애절함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건 곧 책을 구해서 읽어볼 계획이므로 그 때면 또 의견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스토리로는 솟아오르는 감동을 느끼기에는 역부족했습니다.
뭐, 이런 얘기는 합니다만, 한국에도 개봉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가서 보라고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 하나는 진짜 아름다워요.
총평점을 준다면 B+.
B보단 A-에 가까운 B+겠군요.(뭐야 그게) 황금 나침반은 보지 마세요. 그건 책 원작의 20%도 못 따라감.
여담입니다만, 더 조사를 해본 결과 황금 나침반이 그렇게 내용 전개에 있어서 수비적이었던 이유는 어쩌면 원작의 주제 중 하나였던 반정부/반독재, 무엇보다 반교회 때문일 수도 있을지도요. 사실 반독재의 대상으로서 교회를 쓴 것일 뿐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민감해질 수 있는 사항이니까요. 그렇다고 그 영화가 별로였다는 것의 핑계는 안 되지만 말이에요.
P.S. 방학은 이걸로 끝입니다. 딱 Atonement까지 보는게 이번 방학의 영화감상 목표였는데 겨우겨우 이뤄내서 나름 뿌듯(...)
그래서 본 영화를 정리하자면, 디즈니의 풍자/로맨스 이야기 Enchanted(인첸티드), 필립 풀먼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Golden Compass, 세기적인 명작 로맨스 Titanic, 사이코 로맨스 스토리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잔인한 복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Sweeney Todd: The Demon Barber of Fleet Street, 위에서 잔뜩 설명한 Atonement. 그 중 여자와 본 영화는 타이타닉, 이터널 선샤인, 어톤멘트. 헤에, 괜찮은 기록이군요.(펑) 정작 제일 중요한 린양과는 영화를 안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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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7 뱅어포 Atonement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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